중국 최대의  게임업체인 텐센트가 최근 e스포츠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000억 위안(한화 약 16조 67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텐센트는 또 e스포츠 산업육성을 위해 리그 및 토너먼트 유치를 위한 경기장 건설, 예비 선수 육성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e스포츠 테마파크도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규모면에서 보면 우리가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텐센트가 이 같은 원대한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도 우리는 e스포츠 규모면에서 중국에 한참 밀리고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글로벌 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가히 극적 반전이자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 때 e스포츠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던 우리가 이제는 중국의 뒤를 따라가는 처지로 전락해 버렸다. 한마디로 ‘죽 쒀서 개 줬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게 e스포츠뿐만 아니다. 이미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우리는 중국에 한참 밀려 나고 있다.

그들은 엄청난 수요처를 바탕으로 대규모 개발자를 투입해 단 시간에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과거에는 그들이 만든 게임이 조악하고 단순해서 한국을 비롯한 외국 유저들에게 외면당했지만, 이제는 퀄리티도 상품성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유료화 모델을 개발하고 수백만명 이상이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버기술 등은 우리가 놀랄 정도로 앞서 있다. 그런데 이제는 e스포츠까지 그들이 기웃거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게임강국이 되고 e스포츠 강국이 된 것은 현지 업체들의 노력도 그랬겠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된다. 우리 정부가 ‘셧다운제’ 시행 등으로 게임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이에 그들은 정부와 업체가 똘똘 뭉쳐 게임산업을 세계 1등으로 키워낸 것이다.

텐센트는 이제 중국 기업이라고 묶어 두기에는 규모와 실적면에서 단연코 세계 톱의 게임 기업이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도 텐센트의 자회사다.

'LOL’은 현재 e스포츠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또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게임 ‘왕자영요(펜타스톰)’는 모바일 e스포츠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두 작품만 갖고도 텐센트는 세계 e스포츠계의 유력 게임기업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게임계는 게임의 태생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그간 e스포츠 활성화에 주력해 왔다. 그리고 한 때는 국제 e스포츠계에서 종주국의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그 위상은 거기까지 였다. 지난 10년간 국내 게임계는 멈춰서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내 e스포츠계의 의지와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다. 앞으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 자리에서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가는 순전히 우리 게임계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멀어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지금이라도 새 로드맵을 그리고 산업 육성방안을 만들어 실천하면 될 일이다. 그만큼 우리 게임계엔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젠 e스포츠가 국제 무대에서 당당히 대우를 받는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그저 강건너 신명난 잔칫집 굿판만 내다 보고 있을 것인가. 그러다간 정말 따라잡을 기회마저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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