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겸 한국VR산업협회 이사.

“우리는 한 템포 늦게 가더라도 스토리를 제대로 탑재하는 방법론을 구축해야 합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비롯해 혼합현실(MR) 등에 응용하는 콘텐츠를 만들면 자손대대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겸 VR산업협회 이사는 27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산업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이 같은 신기술이 기초적인 단계이지만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태라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는 우리가 넘볼 수 있는 단계인 만큼 시장에 신속히 뛰어들며 스토리와 융합하는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문화적 접근을 통한 브랜드화를 4차 산업혁명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소개했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전문 부처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VR·AR 등의 신기술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세금 혜택 등이야 말로 4차산업 혁명을 이끄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단순 기술 발전의 답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토토로’ 및 최근 ‘어벤저스’ 등의 마블 시리즈를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의 게임까지 우리 안방을 유린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이야기, 서사성을 담아낸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우리의 경우 인문학적 상상력을 배제하는 공학·기술적 측면에만 무던히 애를 써왔다는 것이다. 또 현재 4차 산업 혁명기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탑재하는 게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술 보여주기에 급급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VR·AR 등에 최적화된 스토리 IP를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특히 이미 문화콘텐츠 전반에 걸쳐 IP 발굴을 위한 분쟁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0년 간 스토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나 변화가 미미한 것 같다”며 “우리 역시 ‘해리포터’와 같은 동양판 팬터지를 개발하는 게 시급하며 이를 해결하면 원 소스 멀티 유즈(OSMU)를 통해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VR산업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등 11개 협·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또 이병민 건국대 교수,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 권병웅 중앙대 교수 등이 참석해 정부의 중기 지원 정책 및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방안을 논의했다.

박종택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이날 “정부는 규제 완화 및 강화가 아닌 합리적인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제도적인 미비 사항을 산업계가 답답해 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수용하며 제도적, 법적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 관계 경색을 해결할 해외 진출의 다변화를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생, 전문 인력 양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며 “문체부뿐만 아니라 정부 모든 부처가 콘텐츠를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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