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철저한 현지화가 필수 조건

“올해는 RPG의 세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RPG는 우리 업체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로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 승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젠 철저한 현지화를 넘어 완전히 그 나라의 게임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3회 NTP’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빅3 마켓 도전 배경과 이를 성공시키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방 의장은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이 6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빅3가 43조원으로 전체 7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빅3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측면이 많아 실패 위험이 높다고 말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판이 불리하면 판을 바꾸면 된다”는 비유를 시작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업체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RPG를 내세웠다. 온라인게임 시절을 거쳐 20여년간 RPG 개발 경험을 쌓아온 만큼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지의 문화, 유저 학습수준, 관습 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실패하게 됐다는 게 방 의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우리 업체들이 빅마켓의 RPG를 집요하게 연구하고 준비한다면 국내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넷마블은 이 같은 전략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이를 위해 처음 게임을 만들 때부터 국내가 아닌 빅마켓을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지화 과정에서 게임의 근본적인 것들을 모두 뜯어 고쳐야 하는 등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때문에 처음부터 중국형이나 일본형을 지향하며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또 중국 시장 매출 순위를 소개하며 30위권 대다수가 RPG 장르이며 모두 철저하게 현지 입맛에 맞췄음을 강조했다. 일본 역시 18개 작품이 RPG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RPG 장르는 4개작에 불과해 우리 업체들이 하루빨리 개척하고 선점해야 할 니치(틈새) 시장임을 알렸다. 또 최근 넷마블이 인수 계약을 성사시킨 카밤 밴쿠버 스튜디오가 바로 이 같은 상위권 진입 작품 중의 하나를 선보인 업체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이해도가 더 낮은 편입니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아우르는 유명 IP를 활용하려고 합니다. 또 아직까지 RPG 장르가 비주류 단계인 만큼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전략 장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입니다.”

이 가운데 부족한 시장 이해도를 빠르게 보완할 수 있는 서구권 업체들의 인수합병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 역시 초기 단계에서의 성과를 유지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이젠 현지 최대 규모 업체인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와는 완전히 다른 개발팀이 기획 단계부터 협업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낼 것으로 방 의장은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빅마켓 개척과 함께 MMORPG 모바일게임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리니지2 레볼루션’이 한달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둠에 따라 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방 의장은 모바일 MMORPG의 대중화를 이끌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온라인게임부터 이어진 개발 성향을 완전히 버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가존 온라인게임의 틀을 완전히 깨고 무엇을 뺄지 고민을 거듭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빼기의 법칙’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모바일 기기 사양이나 네트워크 한계 등의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나 결국 이를 극복하며 지금의 ‘레볼루션’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지난해 실적이 매출 1조 5028억원, 영업이익 2927억원으로 잠정 집계 됐다”며 “글로벌 매출 비중 역시 ‘레볼루션’의 성과에 희석될 우려가 있었으나 51%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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