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포기 아닌 재기 위한 포석…게임과의 새로운 접점 타진할 가능성

최신규 손오공 회장이 지난 10일 보유 지분 16.99% 가운데 11.99%를 미국 완구 업체 마텔에 매각함으로써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완구뿐만 아니라 패키지 게임 유통을 비롯해 온라인게임, PC방 서비스 등 다양한 게임 사업을 전개해 온 그의 기나긴 도전이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또다른 도전을 위해 한발 물러서는 것인지 그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은 86년 서울화학을 설립하고 끈끈이 장난감을 팔다가 96년 ‘여의봉’과 같은 장난감을 만들겠다는 뜻을 품고 회사명을 손오공으로 바꾸며 새 도전을 시작했다. 특히 2001년 신개념 팽이 ‘탑 블레이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불러 일으키면서  1000억원대 판매란 전무후무한 대박을 터뜨렸다.

그는 당시 ‘탑 블레이드’ 제작 및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국내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또 이를 통해 단순 장난감이 아닌 애니메이션과 연계, 부가 상품 확장 등에 따른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완구와의 연관성이 높은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지난 2003년 ‘워크래프트3’ 확장팩 유통을 맡아  게임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워크래프트3: 프로즌 쓰론’의 시장 반응이 좋지 못했다. 이로인해  회사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나는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손오공 IB를 설립하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 PC방 총판을 맡는 등 게임사업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않았다. 그는 또 게임 개발업체 소노브이를 설립, 완구와 게임의 연계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게임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뚝심은 ‘WOW’가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성공을 거두면서 게임사업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소노브이가 선보인 온라인 게임 ‘샤이야’ ‘용천기’ 등이 시장에서 맥을 못추면서 게임사업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지난 2009년 100억원대 개발비를 투입해 ‘베르카닉스’를 완성하는 등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며 재도약의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소노브이의 사명을 초이락게임즈로 변경한 그는 다시한번 게임시장에 대한 강력한 악셀을 밟는 모습을 보였으나  한번 뒤집혀 버린 전세를 바꾸진  못했다.

그는 이후  초이락게임즈를 아이엑스투게임즈로 사명을 바꾸고 iMBC로부터 '룬즈 오브 매직' 등의 게임을 이관받아 서비스에 나서는 등 전열을 가다듬었으나 끝내 흐름을 뒤집는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손오공은 현재 PC방 게임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손오공아이비만 계열사로 남아 있다. 패키지 유통 파트너였던 블리자드와 협력은 당분간 계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은 지난 2014년 손오공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그간 추구했던 완구,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몰두하면서 ‘터닝메카드’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해외 완구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국내 완구 시장이 점차 붕괴됨에 따라 악전고투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손오공의 지난해 매출은 1250억원.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됐다. 그러나  매출 확대를 견인할 신규 프로젝트가 없어 지속 성장에 대한 의문이 늘 따라 붙었다.

이번에 글로벌 완구 업체 마텔에 지분을 매각한 것도 최회장이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도전의 기회를 얻기위한 배수진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의 재기의 움직임이 가시화 된다면  다시한번 게임계와의 접점을 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최회장을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전망하고 있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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